고여있기에 평온하다. 흘러가는 것도, 흘러오는 것도 없다. 내 울음보는 막혀있고 터질 줄을 모른다. 그러나 나를 허물려 드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것이 너였다. 너는 언제나 전력으로 내게 부딪쳤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말하지만 내게 아무 것도 아닌 적이 없었다. 애석하게도 네 행동 하나하나에 나는 의미 부여하고 있는 가엾은 자다. 살면서 생에, 한 번도...
그는, 언제나 생각나는 한 상냥한 사람이였다. 무리한 말도 조용히 들어주었으며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언제나 먼저 알아차리고 한 발 앞서 준비해주는 사람이였다. 그런 그의 배려가 츠키시마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별로, 원한 적도 없었다. 원하지 않은 배려는 종종 폭력적으로 돌아온다. 매일 아침이 그렇게 다시 시작되는 것처럼. 일상은 자주 폭력이 된다. 배...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내 몸을 분질러다오.내 팔과 다리를 꺾어 네 꽃 병 에 꽂 아 다 오/최승자,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어디 갔다오는 길이야?" "별 일 아니였어." 도어락 열리는 소리. 구두 굽 소리.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 잡다한 생활 소음. 늘어지는 물음에 마츠카와는 별다른 기색없이 무마시킨다. 집 안 가득히 담배 연기 뿐이다. 하나마키는...
꽃을 받아들 때, 그 무엇도 이 순간보다 완벽하진 못하리라 생각했다. 살짝 열린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반투명한 커튼이 흩날렸다. 빛이 눈부셨다고 테츠로는 생각했다. 케이는 완벽하게 웃었다. 희게 번지는 웃음이 여름날을 닮았다. 맞잡은 손의 감촉은 언제나 느끼듯 익숙한 것이었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케이는 꽤나 자신을 닮은 꽃을 안아들고 있었...
B6 중철 16쪽, 4000원 살인마 쿠로오, 생존자 츠키시마 모로 누워 자면 매번 네가 내게 결렸다. 너는 매번 내게 악몽처럼 떠오른다. 이해할 수 없는 감각이다. 살면서 가장 쓸모없는 것을 헤아리라면 열 손가락 안에 해당될 감각이다. 옆방에서 흐느끼듯 우는 소리가 들렸으나 무시한지 오래 되었다. 근육이 이완되지 못하고 피로감을 호소한다. 며칠 전부터 이...
다급하게 부벼오는 손길은 절제가 없다. 옷 위로 등을 어루만지던 손이 가쁘게 허리춤을 매만졌다. 하나마키는 제 입술을 짓씹었다. 마츠카와는 항시 침착했지만 이따위로 스킨쉽을 할 때면 꼭 절제를 모르는 사람처럼 굴곤 했다. 그 차이점이 미치도록 섹시해서 하나마키는 종종 그걸 모른 척 하기 위해 애를 쓰곤 했다. "타카히로." 평소에는 히로라며 낯간지러운 애칭...
-마츠오이 배포전에서 판매했던 회지입니다. -회지 중간 부분이 샘플로 공개되어 있으며 유료부분은 회지 처음부터 끝까지입니다. -오이카와 실트 기념 무료로 전체 공개합니다. 인간은 가장 복잡한 동물이다. 호의를 온전하게 호의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많은 것들을 꼬아서 생각하는 불쌍한 생명체란! 인간은 살면서 많은 오해를 낳고 또한 하찮은 자존심에 매여 그것을 돌...
Are you, are you. Coming to the tree? They strung up a man. They say who murdered three. Strange things did happen here, No stranger would it seem. If we met at midnight In the hanging tree……. "난 그 노래...
젖은 기억은 너덜너덜해진다. 어린 시절 둘은 한 번도 떨어져본 적이 없었다. 마츠카와가 열 살이 되었을 때, 집시 무리가 성에 기거한 적이 있었다. 집시는 으레 다른 곳에서 홀대 받기 일쑤였으나 잇세이 가문의 성은 지형적 특성상 외부인을 가리지 않고 반기는 곳이었다. 깎아지른 듯 높은 벼랑 위에 성이 자리 잡은 탓에 상단이 잘 오지 않았으며 항상 물자가 부...
분명히 한 치의 오차도 없던 계획이었다. 시라토리자와에 들어가서 가장 가까이에서 그의 경기를 볼 것. 기교가 없는 강함이 어디까지 강할 수 있는지 두 눈으로 확인할 것. 그 강함에 함께 고취될 것. 그걸 원했기에 시라부 켄지로는 시라토리자와로 들어갔다. 그 무엇도 깨부술 수 없는 강함을 동경했다. 시라토리자와의 강함은 어떤 의미로 아주 단순했다. 그 무엇도...
아무렇지 않다고 느꼈다. 감각이 제 기능을 상실해버렸다. 이성을 잃은 지는 오래되었다. 도덕관념도 오래 전에 닳아버렸다. 뭉툭해진 모서리를 매만져도 아프지 않았다. 매일 밤 아프지 않았다. “이상하다 생각해본 적 없어?”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는데.” “비정상적이잖아. 우리.” 침대에 드러누운 채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 사이. 팔베개를 하고 품에 안겨있지만...
항상 아파트 입구 계단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남자가 있었다. 이런 다 허물어진 아파트에 무슨 볼일이 있다고 매일같이 같은 자리를 지키는 건지 하나마키는 남자를 이해할 수 없었다. 딱 봐도 그는 번지르르한 차림새였다. 검은 정장이 그러했고, 얼핏 손목 사이로 보이는 시계만 해도 자신이 사는 아파트 한 채는 살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남자가 담배를 피우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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